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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명예훼손죄#모욕죄#형법 제307조#공연성#특정성#고소

명예에 관한 죄에서의 공연성과 특정성

김정웅변호사
2026-01-03

명예훼손죄와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특정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. 실제 판례에서 이 두 기준이 어떻게 인정되는지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.

1. 공연성(公然性): 전파 가능성이 핵심

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. 판례는 단순히 몇 명에게 말했느냐보다, 그 내용이 외부로 퍼져 나갈 가능성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보는 **'전파성 이론'**을 따르고 있습니다.

  • 인정되는 기준:
    • 전파 가능성: 단 한 사람에게 이야기했더라도 그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. 예를 들어,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1:1로 대화했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다른 곳에 퍼뜨릴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.
    • 공중 장소: 길거리나 시장 등 공공장소에서 이야기한 경우, 듣는 사람이 적더라도 그 장소의 특성상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공연성을 인정합니다.
    • 온라인 공간: 단톡방, 인터넷 게시판, SNS 등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글을 게시하는 행위는 공연성이 명확히 인정됩니다.
  • 부정되는 기준:
    • 특수 관계: 말을 들은 사람이 피해자와 가족, 친척, 친한 친구 등 매우 밀접한 관계라면, 비밀을 지켜줄 가능성이 커서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합니다.
    • 비밀 엄수 의무: 경찰서 조사실에서 수사관에게 말한 경우처럼, 듣는 이가 법적으로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상황에서는 전파 가능성을 부정하기도 합니다.
    • 본인에게만 전달: 피해자 본인에게만 귓속말로 하거나 1:1 메시지를 보낸 경우, 제3자에게 전파될 구조가 아니라고 보아 공연성이 결여된 것으로 봅니다.

2. 특정성(特定性): 누구인지 알 수 있는가

특정성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대상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지칭되어야 한다는 기준입니다. 반드시 실명을 거론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.

  • 인정되는 기준:
    • 주위 사정의 종합 판단: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표현 내용과 주변 정황을 종합해 볼 때, 주변 사람들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됩니다.
    • 집합적 명칭: "서울 시민"처럼 너무 넓은 범위는 특정성이 없지만, "3.19 동지회"처럼 조직의 규모가 작고 구성원을 쉽게 알 수 있는 집단 이름을 사용하면 그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.
    • 온라인 아이디/닉네임: 평소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얼굴과 실명을 알고 있는 커뮤니티이거나, 프로필에 신상 정보가 링크되어 있어 닉네임만으로도 실제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 상태라면 특정성이 성립합니다.
  • 부정되는 기준:
    • 막연한 대상: "아나운서들", "경찰들"과 같이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여 비난의 정도가 희석되는 경우에는 개별 구성원에 대한 특정성을 부정합니다.
    • 신상 파악 불가: 단순히 온라인에서만 사용하는 닉네임에 대고 욕설을 한 경우, 그 닉네임 사용자가 현실의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면 특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처벌이 어렵습니다.

요약하자면,

판례는 공연성에 있어서는 '말이 퍼져 나갈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는가'를, 특정성에 있어서는 '가면 뒤에 숨은 실제 인물이 누구인지 주변 사람들이 알아챌 수 있는가'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.

공연성과 특정성은 마치 '확성기'와 '화살표'의 관계와 같습니다. 아무리 큰 목소리로 외쳐도(공연성) 화살표가 가리키는 대상이 누구인지 모른다면(특정성) 범죄가 성립하지 않고, 반대로 대상은 명확해도 혼잣말에 그친다면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지 않는 것입니다.

내 상황도 해당될까?

유사한 판례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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